이 글은 지난 2008년중 산악회를 통하여 다녀온 도봉산 산행기로서 산악회 회장님이신 김성관회장님이 작성하신 글을 옮겨놓은 것입니다.
산행일시 : 2008년 9월 19일(금) ~ 20(토) , 20일(토) 오전 04:30 ~ 12:00 (약 7시간 30분소요)
산행장소 : 오대산 노인봉 (1338.1m)
산행코스 : 진고개 휴게소 - 노인봉 - 백운대 - 만물상 - 구룡폭포 - 금강사 - 소금강 분소
산행 참가자 : 김성관, 황치국, 임은숙, 임현석, 오재홍, 이수현, 박철, 최영은+최영기, 권대현+권영신, 이양심, 인승일, 박영은 이상 14명
낚시를 앞둔 꾼들은 출조 전부터 낚시대를 닦고 준비물을 챙기는 등 들떠서 전날 밤을 꼬박 뜬 눈으로 밝히고 아침을 먹는둥 마는둥 낚시터로 달려가듯이, 명절이 끝나기 전 부터 좀이 쑤셔서 매일 지도를 보며 산행코스를 도상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산행에는 많은 회원들이 참석해서 기억에 남는 산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오대산 산행에 참석할 것을 강요아닌 강요를 쪼끔....
산행 당일 아침에 배낭을 챙겨 출근하면서도 사고 없이 즐겁고 멋진 산행을 기원했습니다.
마침내 출발 시간이 다가왔네요, 오기로 한 회원 몇 명이 당일 날 포기 의사를 전달해 와서 이번에는 몇 명이 참석할지 기대 됩니다. 그래도 속속 도착하는 회원들을 보니 마음이 놓이는 군요. 이번 산행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비회원 몇 명이 있습니다. 재무팀 이수현부장, 올림픽지점 최영은회원 동생 최영기(중학교 2학년 이랍니다), 일반계정관리팀 권대현팀장의 딸 권영신양(초등 5학년) 등입니다.
꼬맹이들이 잘 따라올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만 가족과 함께 한다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이동 시간은 7시 30분경 출발하여 약 3시간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출발과 동시에 박영은회원과 인승일회원이 버스 뒷자리에서 간단한 알콜과 함께 입담을 과시하는 중입니다. 권대현팀장 딸 권영신양은 뒷자리에 테이블이 있는 버스는 처음이라고 뒷자석에 대하여 상당히 관심이 많습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남이라서 그런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박영은회원은 소주가 떨어졌다며 차를 국도로 돌려야 한다고 고집을 피우고 있네요, 아무래도 일찍 잠재워야 할 것 같습니다.
버스는 예상시간에 맞게 3시간 만에 월정사 입구에 있는 민박집에 도착했습니다. 민박집 주인장께서 벌써 내일 가져갈 도시락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내일 새벽 3시 30분에는 기상해서 이동해야 하므로 빨리 취침에 들어가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기회를 그냥 잠으로 보낼 위인들이 아닙니다. 박영은회원과 인승일회원이 주도해서 야간 회식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인근 가게까지 가서 소주와 맥주 및 안주를 준비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라면까지 준비해서 쌀쌀한 마당에서 자리를 만들어 놓고 새벽 1시가 넘도록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저는 다음 산행을 위해서 회장의 직무를 다하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으나, 임현석 부총무가 바로 옆자리에서 귀에다 대고 코를 고는 바람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술자리를 마치고 들어오는 회원들과 함께 잠이 들었습니다.
잠깐 잠이 들었나 싶었는데 핸드폰 알람이 울리네요. 우선 다른 회원들이 일어나기 전에 먼저 화장실 사용부터 끝내야 하겠기에 세수와 양치질까지 끝내고 나니 3시 30분쯤 됩니다. 회원들을 기상시켜 방 정리를 마쳤으나 새벽까지 무리를 했는지 인승일회원이 인사불성입니다. 이를 어찌해야 되나요. 그냥 놔두고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 덩치를 업고 갈 수도 없고 대략 난감입니다. 그래도 끌고라도 가야겠죠? 대충 챙겨서 버스에 태웠습니다. 새벽 공기가 제법 쌀쌀하네요.
숙소에서 진고개휴게소까지는 약 20~25분정도 소요될 예정이라서 산행 출발은 4시 30분이 될 듯 합니다. 꼬불꼬불한 진고갯길을 힘겹게 올라 휴게소에 도착하니 이미 차량 몇 대가 주차되어 있네요. 우리보다 더 부지런한 팀이 있나 봅니다. 쌀쌀한 날씨에 관절을 다칠 우려가 있으니 가볍게 몸을 풀고 출발해야 되겠습니다. 잘 움직이지 않는 팔 다리를 휘휘 저으며 몸풀기를 마치는 동안 저는 등산로 입구를 확인하였습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이렇게 깔끔하게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는데, 지금은 고속도로 정비 하듯이 잘 정비되어 있어 오늘 산행이 아주 무리없이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등산로 초입에서 장님 문고리 잡듯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상태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4시 30분쯤 산행이 시작 되었습니다. 평지와 다름없는 등산로 초입은 가볍게 산책하는 느낌으로 다들 화기애애한 분위기입니다. 잠시후에 있을 난관은 예상도 못하고 그저 즐거운 마음들 인 듯 대화가 오고가며 잘 걷고 있습니다. 약 15분 정도 걸었을까요? 예전에 없던 아주 잘 정비된 계단이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없이 위로 이어져 있어서 보는 순간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군요. 일단 사방이 어둡기 때문에 뵈는게 없으니 그냥 밀고 올라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시끌시끌하던 대화가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숨소리만 조용한 산에 울려 퍼집니다. 한참을 오르다 뒤따르던 후발 주자들이 처지는것 같아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그 사이에 제일 뒤를 책임지던 몇몇의 새벽 음주팀은 새벽까지 먹었던 내용물을 확인하는 의식을 치렀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ㅠ~ㅠ~ 중간정도 지났을까요? 계단이 끝나고 가벼운 트레킹코스 정도의 완만한 등산로가 새롭습니다. 5시가 넘으니 동쪽 하늘부근이 밝아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우리의 발걸음도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해돋이를 보기위한 목적에 새벽부터 서둘러 움직였는데,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해가 뜨면 서운하겠죠? 노인봉 정상 바로 밑 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하여 정상방향으로 다시 오르막길을 약 5분을 올라갔을까요? 그렇게도 보고자 했던 노인봉 정상 표지석이 보입니다.
출발시간 기준으로 약 1시간 10분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아직 해가 뜨지 않아서 다행이네요, 예보에 따르면 동해쪽의 해뜨는 시각은 아침 6시 10분으로 되어 있었는데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떠오르는 순간을 보기 힘들 듯 합니다. 힘들게 올라왔으니 증명사진 촬영을 기본입니다. 여러 가지 포즈로 노인봉 표지석을 중심으로 왔다 간다는 증표를 남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뒤에 쳐진 동료들은 빡세게 올라오든지 말든지 이때만큼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미안하기도 하네요. 모두 정상에 집합완료한 시간은 6시가 다 되어서입니다. 아깝게도 해가 떠오르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군요.
6시 20분쯤이 되어서야 동쪽 하늘 수평선 부근을 훨씬 벗어난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오는 것이 해가 이미 떳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쉽게도.... 최영은회원은 산에서 해돋이는 처음이라고 하는데, 그나마도 첫 테이프는 끊었다고 봐야겠죠? 한참을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는데 갑자기 쌀쌀한 기운이 듭니다. 이제 내려갈 시간이 된거죠. 노인봉 바로 밑에, 약 5분 거리에 무인산장이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왔을때는(약 7~8년전) 허름하고 초라한 산장이었는데, 지금은 깨끗하게 단장해서 그래도 멋과 운치가 있습니다. 좁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요.
산장옆에는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야외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곳에서 아침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우리의 전문산악인 박영은 회원의 진가가 다시한번 발휘되는 순간입니다. 버너와 코펠과 라면이 순식간에 합체를 하면서 벌써 끓고 있는 라면 국물에 다들 혼이 빠진 듯 보입니다. 산에서 먹는 라면은 쌀쌀한 날씨에 더욱 맛이 좋아서 냄새만으로도 충분한 유혹입니다. 라면을 곁들인 아침식사에 따끈한 커피까지 제공하는 우리의 전문산악인, 박영은 회원이 없었으면 뫼사랑 산행이 무엇인가 빠진듯 썰렁한 산행이 될 뻔했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 해는 벌써 떠올라서 우리의 등을 따뜻하게 데워주니 졸음이 살살 오고 있습니다.
이제 출발할 시간입니다. 회원들의 아침식사를 책임진 박영은회원의 장비를 챙기는 동안 다들 출발 준비를 하고 있으니, 박영은회원이 불만이 터집니다. 다음부터는 안챙긴다나 어쩐다나 툴툴거리면서 같이 가자고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의 전문산악인은 회원들이 즐거워할 간식 등 준비물은 끊이지 않고 제공 할 것입니다. 믿습니다. 하산 코스는 작은 금강산이라는 의미에서 보듯이 천혜의 절경을 구경하면서 내려가는 코스이므로 아마도 사진찍는 시간 때문에 예상보다 다소 늦은 도착이 예상됩니다. 낙영폭포를 지나면서부터 제법 속도가 붙은 선두와 경치 구경에 여념이 없는 중간, 다리가 풀려서 뒤처지는 후위 등 3등분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예전의 감흥이 새로워서 일부러 제일 뒤에서 뒤쳐지는 사람을 핑계로 경치구경 및 사진촬영을 하기로 했습니다. 재무팀 이수현부장께서 도와주시려고 하셨는지 뒤에 쳐지네요. 더불어 오재홍회원이 함께 도와줍니다. 오재홍회원은 너무 속도가 느려서 땀도 안난다고 불평입니다. 암튼 이수현부장님은 하산하면서 계속 다리에 하중을 실어 걷다보니 다리가 풀린 듯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저도 천천히 걸으면서 평소 무심결에 놓치고 스쳐지나간 새로운 경관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게다가 이수현부장과 원없이 손도 잡아보고....
하산하면서 보여지는 계곡과 바위들은 금강산에 버금갈 정도로 멋진 경치입니다. 아무리 카메라가 좋다고 한들 우리 인간의 눈 만큼 선명하게 지금의 이 경관을 담을 수 있을까요? 이 모든 풍경을 한 눈에 담기도 버거울 정도입니다. 오늘 이 산행에 오지 못하신 회원님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카메라에, 눈에 다 담아가고 싶습니다. 구룡폭포를 지나서 금강사까지 도착했습니다. 아마도 금강사까지 들어오는 차량이 있었으면 염치불구하고 잡아타고 내려갔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도로조차 확보되지 않은 곳이라서 시원한 약수 한잔 들이키고 다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선두와 너무 차이가 나서 예상 시간 10시가 훨씬 지난 12시가 다 돼서야 소금강분소에 도착했습니다.
우리 후미가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출발하여 약 10분 거리의 해수사우나에서 땀을 씻어냈습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니 몸이 개운한 것이 다시 산행을 해도 될 듯 날아갈 기분입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주문진 바닷가에 있는 횟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미리 주문을 해 놓은터라 도착하자마자 회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허겁지겁 회를 먹기 시작합니다. 즐거운 산행후에 마시는 한 잔의 소주는 그날의 피로를 풀어주고, 그날 산행을 다시 되집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줍니다. 산행하면서 벌어진 사건들, 혼자보기 아까운 경치들, 새벽에 오르면서 고난의 의식을 집행했던 사건 등등이 이야기 거리가 되어 서로 기분좋은 뒷풀이 시간이 되었습니다.
짧은 회식이 끝나고 이동할 시간인데, 어제의 문제아들이 미련이 남는 듯 남은 회를 포장해달라고 합니다. 언제 준비했는지 소주도 몇 병 준비 했네요. 암튼 어딜 가든지 튀는 두사람입니다. 버스가 출발하면서 뒷자리에서 다시 판이 벌어졌네요. 그러나 다들 힘들어서 그랬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취침모드로 전환해서 조용해졌습니다. 영동고속도로를 접어들어서 얼마나 지났을까요? 빗줄기가 강하게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미 서울에서는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만 이렇게 빨리 동쪽으로 몰려올지 몰랐네요. 그 덕에 우리의 서울 입성이 조금 늦어졌습니다. 이번 오대산 노인봉 산행은 등산 시간을 최소화, 하산시간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신경을 써서 잡은 코스인데 만족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산행하시는 동안에는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온갖 걱정거리 또한 잊고 모두 즐거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다음 산행을 기다리며 한달동안 즐겁게 일 할 수 있을겁니다. 금번 산행에 참석하신 회원님들 및 비회원님들 모두 건강하시고 다음 산행에서 또 뵙기를 바랍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